ESG 점프업 인턴십 후기(+ 마이크로소프트 현직자 멘토링)
처음 인턴십 면접을 보러 갔을때 비가 엄청 많이 왔었는데, 어느 새 인턴십을 마치고 나니 점점 옷차림도 두꺼워지고 온세상이 노랑빨강 단풍이 물들어 있었다.
인턴십 처음 한달은 시간이 정말 안갔다.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회사 직원분들이 많이 바쁜 상황이라 많은 대화를 나눠보기도 힘들었다. 그나마 회사에서 멘토-멘티 활동을 통해 팀원 분 중 한 분이 매주 나를 커버해주셨다. 처음엔 긴장하느라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출근했는데..
나는 회사까지 약 2시간, 총 4시간의 통근시간을 소비했고, 업무는 9:30 부터 15:30분 까지 5시간 진행했다. 처음엔 너무 애매하게 퇴근하는것 같아서 싫었다.. 집이 멀다보니 할일을 마무리하고 퇴근하고 싶다는 생각에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5시간만 일하는게 최고의 복지였던것 같다(물론 복지 아님) 그리고 첫 멘토링날, 회사에서도 정직원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때 열정이 불타올랐다. 처음엔 그저 이제 백수인생 탈출할 수 있단 생각에 신이 났었지만 지금은 전체적인 회사의 분위기와 전망, 업무등 여러 사항을 고려했을 때, 이 회사에 남아서 일을해도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사실 뭘 해도 좋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일을 배우고 직접 보고서를 작성해보면서 좀 더 잘하고 싶단 욕심이 들었다. 나에게 어떤 일에 있어 욕심이 생겼다는건 곧 나에게 흥미가 생겼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처음 한달은 적응하느라 바빴다면 남은 2개월 남짓의 시간은 업무를 실무에 적용해보느라 정신이 없었고, 동시에 알 수 없는 안정감이 듦과 동시에 불안하기도 했다. ESG인턴십은 회사와의 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온전히 회사에 소속되어있다는 안정감을 주진 않았다. 하지만 그런 불안할 틈도 없이 처음 해보는 업무에 어리버리하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에 더 많이 배우고 해봐야했다. 무엇보다 인턴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오피셜이 인턴 끝나기 일주일전까지 정말 아무 말도 없었고, 매일 전해듣는 카더라에 지쳐 불안함을 갖는것도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정말 아무생각없이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나마 이런 불안한 나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선임프로님이 계셨기에... 정말 압도적 감사와 감사함... 사...사는 동안 적게 일하고 많이 벌어서 불로장생하세요.. 하고 싶은 심정이다. 나는 힘든점이나 고민을 털어놓지 않는 성격인데 매주 멘토링할 때마다 궁금한건 없는지, 잘 적응하고 있는지 많이 물어봐주셨고, 2개월차 되던 때에는 갑자기 나에게 이제 좀 적응한것 같다고, 편해보인다고 말씀해주시는데 괜히 감사했다. 아무튼 그저 갓갓갓인 나의 선임프로님과 따수운 팀원분들 덕에 인턴이 끝나갈 때쯤엔 정말 좀 적응한 나름 직원같아 보였다ㅋㅋㅋ
아무튼 내가 인턴 체험한 회사는 개인적으로 너무 잘 맞았고, 정직원 오퍼를 받아 11월 부터 정직원 수습기간을 가지게 되었다는 엔딩. 나도 회사가 마음에 들었고, 회사에서도 나를 긍적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이 기회를 절때 놓치지 말아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ESG 점프업 인턴십에서 진행하는 인턴십의 연장선으로 사회인 멘토링이 있는데, 1회차는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Q&A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멘토링을 진행하기 전에 사전 질문을 받았는데 사실 직무 이름이 낯설어서 가기 싫었다...고 해야하나.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가끔 사전 정보가 너무 없는 상태에서 질문을 하라고 해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데, 이 멘토링이 딱 그 느낌이었다. 나는 크게 질문할 사항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직무에 대한 질문을 했었다. 근데 크게 문제될게 없었던게, 멘토링의 첫 프로그램이 현실무자의 조언?과 같은 발표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아무것도 안했는데 밥상을 다 차려주신 느낌,,? 인턴생활뿐만 아니라 내가 취업 준비를하고, 더 크게 나아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까에 대한 조언을 알차게 해주셔서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소그룹 멘토링은 각자 가지고 있는 고민에 대해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멘토 - 멘티가 아닌 그냥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의 고충을 서로 나눠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나의 첫 사회생활을 ESG 점프업 인턴십으로 시작했다. 마치 이제 진정한 사회인이 된 느낌? 사실 아직 갓 신생아정도의 위치이기 때문에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지금 내가 하는 일도 꽤나 만족스럽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저 행복한 신입이지만, 여기서 배우고 만난 사람들과 앞으로도 더 나은 미래를 그려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은 그때 그 회사, 그냥 지원해볼껄. 면접제안 받았을 때 면접보고올껄. 했던 것이다. 가만히 있던 날들이 싫었던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모든 이벤트는 내가 가만히 있는다고 발생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누구나 처음은 서툴다는말을 다시 또 깨닫는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처음이라고 서툴고 싶지 않았고, 나름대로 잘 마무리 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냥 배우면서 끝나는게 아니라 나를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앞으로 만약 누군가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주저없이 도전해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