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기

2023-04-04

truthyun 2023. 4. 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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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다친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다 되어 간다.

원래 활동적인 사람도 아닌데 강제적으로 발이 묶이고 나니 몸이 근질근질해서 미칠 것 같다. 내 계획대로라면 내일은 머나먼 서울로 나가 어김없이 쏟아지는 봄비를 감상하며 아이패드로 할일을 하다 저녁시간즈음 나를 찾는 친구와 술 한잔 마시고 산책인듯 산책아닌 산책을 하려고 했는데 지금 내 상태가 이 모든 계획을 망쳤다! 기나긴 고민끝에 약속에 나가려 했으나 비오는 날은 싫다는 친구님의 말에 정말...휴... 친구니까 참아보았다. 사실 자유롭게 움직이는게 쉽지 않아 당장 이번주 주말에 있는 언니의 결혼식에 (원래도 마르진 않았지만) 한마리의 돼지가 서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마지막 벼락치기로 2주동안 바짝 운동해보려고 했는데 그 2주동안 아침점심저녁 세끼 꼬박 챙겨먹으면서 걸음수는 1000 걸음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는 이 사실이 날 정신나가게 한다. 그 와중에 얼레벌레 공고 마감일에 맞춰 서류를 넣어보고 있지만 오늘도 역시나 아무 반응이 없다. 이건 뭐 대충 요즘 불황이라 안짤리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위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환상적인 날씨에 산책을 못나가게 하는 것은 나를 미치게 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강제로 책상앞에 내 몸을 앉혀본다. 일단 앉아서 반은 성공하긴 했다. 그 때 같이 벚꽃보러가자는 연락을 받았다. 매년 목숨걸고 보는 벚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스쳐지나가면서 사진 한장정도는 찍었는데 올해는 사진한장도 못남기게 될까봐 속상했는데 나에게도 이런 연락이 오다니... 정말 하던 일을 모두 스톱시키고 후다닥 씻고 나왔다.

올해 벚꽃은 호암미술관 입구에서 감상했다. 정말 예술이었고 장관이었다. 고 이병철회장의 지시로 애버랜드 주변의 산에 엄청난 양의 벚꽃을 심었다고 하는데 호암미술관입구에서 바라보는 산이 정말 한 겨울 눈 덮인 산과 같았다. 대기업 회장님 덕분에 눈호강도 하니 좋았다. 용인에서 20년 가까이 살면서 이런곳에 처음왔다는게 아까울 정도였다. 나중에 호암미술관 전시나 구경오고 싶었다.

꽃단장은 아니었지만 올해 벚꽃은 엄마와 함께 보게되어 더 특별했다. 별것 아니지만 그냥.. 이 별것 아닌 오늘이 너무 특별했다. 그래도 내가 다친건 몰랐으면 좋았으려만. 비오기 직전(이라 하기엔 이미 가는 동안 비가왔다.)에 찍은 사진이기도 하고 앞머리도 엉망이었지만 나에게 몇 없는 엄마와 함께 찍은 사진이 남아서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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