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인셉션이 4월 19일 CGV에서 IMAX로 재개봉했다.
인셉션은 개인적으로 손가락을 꼽는 나의 인생영화이다. 천재적인 스토리 전개와 연출, 그리고 이와 어울리는 환상적인 음향까지.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인생영화라 생각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다시 찾는 영화여서 영화관에서 재개봉을 종종 하곤 했는데, 나는 이 기회를 번번이 놓쳤었다(놓쳤다고 하기엔 귀찮아서 예약과 취소를 반복했다). 아무튼 올해는 정말.. 정말로 꼭 영화관에서 보리라 다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예매단계부터 너무나 피곤했다.
내가 처음으로 예매한 날은 영화 리바운드를 보러 영화관에 갔던 날이었다. 영화티켓이란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열리는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수시로 CGV앱을 들어가서 확인하곤 했는데 리바운드를 보기 전 우연이 확인했을 때 이미 명당이라 불리는 자리는 이미 없었다. 하지만 이미 용아맥 E23열 경험자였기 때문에 D열정도는 괜찮지 않을까란 마음으로 D열을 예매했다. 그 이후로도 수시로 자리를 확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리만 줄어들었다. 진짜... 눈물 났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먼저 예매했던 20일에 영화를 보러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사실 20일에 볼 수 있을지 21에는 볼 수 있을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그냥.. 그저 웃고 있었다. 마치 그림의 떡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혹시 나라는 생각에 20일, 21일 23일(22일엔 선약이 있어서 그냥 못 보는 날이었다.)에 예매를 미친 듯이 해두었다. 그래도 무사히 21에는 볼 수 있게 되었고, 나는 오랜만에 용산역을 향하는 기차에 올라탔다.
그래도 나름 용아맥 n차 관람을 해본 덕후로써 용아맥에서 좋은 자리를 잡는 방법은 그냥 계속 새로고침하는 것이다. 영화티켓은 영화상영 15분 전까지 온라인에서 취소가 가능하다. 이런 좋지만 그지 같은 방침 때문에 온갖 거래 사이트에서 명당티켓을 판매하는 업자라 불리는 사람들이 상영당일 밤부터 상영직전까지 팔리지 않은 티켓을 취소하고, 나 같은 명당사냥꾼들은 영화 상영직전까지 무한 새로고침을 하며 자리를 찾는다. 그렇게 나는 영화 시작 15분 전에 F열 중블 사이드와 I열 정중앙을 잡았고, 고민 끝에 F열은 보내주었다.

IMAX화면에 적응하면서부터 왠지 내 시야에 꽉차는 화면이 좋아지다 보니 I열도 내 눈엔 좀 멀게 느껴졌다. 이 전에 E23에서 듄을 봤을 땐 화면이 꽉 차서 좋았지만 너무 자막과 아이컨택하는 느낌이라 부담스러웠다면 I열은 자막도 적당한 위치에서 보이지만 여백이 아주 조금 느껴진달까. 다음부턴 F~G열을 노려서 앉아봐야 내 최애자리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그 자리는 도대체 어떻게 잡는 거냐고요....
영화는 무슨 말이 필요가 없었다. 사실 내 기억에 첫 번째 인셉션은 영화관이었고, 그 이후에 2~3번 정도 집에서 봤던 걸로 기억한다. 집에서 보는 영화는 주변의 소음도 많고 일단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보게 되어서 집중력이 떨어져 이걸 봤다고 하기도 힘들다. 그래도 인셉션은 논스톱으로 봤기 때문에 정말 집중해서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시 본 인셉션은 또 달랐다. 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술술 읽히는 느낌이었다. 특히 중간에 자의식들에게서 시선을 피하기 위해 아서(조셉 고든 레빗)가 아리아드네(엘런 페이지)에게 키스를 하라고 한다. 이내 아리아드네는 짧게 키스를 하는데 그때 아서의 표정이 진짜.. fox였다. 키스를 통해 자의식들의 시선을 피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효과가 없다는 걸 알면서 키스를 하라고 하는 건지 아닌 건지... 의도가 무엇이었든 영화를 보고 있던 여성 1은 그냥 홀려버렸던 것이다..
또한 나의 엔딩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여태까지는 영화를 보고 나서 코브의 토템, 즉 팽이가 멈추어 코브가 정말 미국에 돌아와 아이들을 재회했다고 믿어왔었는데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새드엔딩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유서프의 꿈에서 마지막 킥으로 차가 물에 빠지며 다른 팀원들은 무사히 나왔지만 마지막까지 깨어나지 못하던 코브가 무슨 수로 나왔을까 생각하면 영영 림보에 빠졌다는 결말밖에 생각이 안 났다.

인셉션을 보면 무한한 상상의 세계에 초대된 느낌이다.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보여주는 영화였고, 상상이 현실에 반영된 느낌의 영화이다. 무의식이라는 것도 결국 어떤 생각을 바탕으로 생겨난 새로운 생각이라 생각이라는 점을 이용해 인간의 꿈에 생각을 주입하는 것으로 잘 풀어낸 영화인 것 같다. 영화의 제목인 Inception은 사전적 의미로 '시작'을 의미하지만 영화에서는 타인의 꿈에 침투해 생각을 심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는 In (con)cept, 즉 생각을 넣는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공간각적 창의성이다.
공간능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펜로즈의 계단과 같이 비현실적인 공간 감상을 좋아하는데 영화 초반에 아리아드네와 아서가 설계하는 공간을 IMAX로 보고 있자니 정말 매력적이다. 세상이 반으로 접혀 중력이 있는데 없는 그런 느낌의 장면이나 거울문을 열어 새로운 공간을 여는 장면은 정말.. 영화를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이유를 증명해 주는 장면일 수밖에 없다.
아무튼 인셉션은 나에게 몇 번을 봐도 정말 질리지 않는 영화다. 적당한 액션과 탄탄한 스토리, CG를 안 쓰는 연출, 웅장한 사운드까지 앞으로도 재개봉할 때마다 질리도록 보러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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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은 개인적으로 손가락을 꼽는 나의 인생영화이다. 천재적인 스토리 전개와 연출, 그리고 이와 어울리는 환상적인 음향까지.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인생영화라 생각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다시 찾는 영화여서 영화관에서 재개봉을 종종 하곤 했는데, 나는 이 기회를 번번이 놓쳤었다(놓쳤다고 하기엔 귀찮아서 예약과 취소를 반복했다). 아무튼 올해는 정말.. 정말로 꼭 영화관에서 보리라 다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예매단계부터 너무나 피곤했다.
내가 처음으로 예매한 날은 영화 리바운드를 보러 영화관에 갔던 날이었다. 영화티켓이란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열리는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수시로 CGV앱을 들어가서 확인하곤 했는데 리바운드를 보기 전 우연이 확인했을 때 이미 명당이라 불리는 자리는 이미 없었다. 하지만 이미 용아맥 E23열 경험자였기 때문에 D열정도는 괜찮지 않을까란 마음으로 D열을 예매했다. 그 이후로도 수시로 자리를 확인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리만 줄어들었다. 진짜... 눈물 났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먼저 예매했던 20일에 영화를 보러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사실 20일에 볼 수 있을지 21에는 볼 수 있을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그냥.. 그저 웃고 있었다. 마치 그림의 떡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혹시 나라는 생각에 20일, 21일 23일(22일엔 선약이 있어서 그냥 못 보는 날이었다.)에 예매를 미친 듯이 해두었다. 그래도 무사히 21에는 볼 수 있게 되었고, 나는 오랜만에 용산역을 향하는 기차에 올라탔다.
그래도 나름 용아맥 n차 관람을 해본 덕후로써 용아맥에서 좋은 자리를 잡는 방법은 그냥 계속 새로고침하는 것이다. 영화티켓은 영화상영 15분 전까지 온라인에서 취소가 가능하다. 이런 좋지만 그지 같은 방침 때문에 온갖 거래 사이트에서 명당티켓을 판매하는 업자라 불리는 사람들이 상영당일 밤부터 상영직전까지 팔리지 않은 티켓을 취소하고, 나 같은 명당사냥꾼들은 영화 상영직전까지 무한 새로고침을 하며 자리를 찾는다. 그렇게 나는 영화 시작 15분 전에 F열 중블 사이드와 I열 정중앙을 잡았고, 고민 끝에 F열은 보내주었다.

IMAX화면에 적응하면서부터 왠지 내 시야에 꽉차는 화면이 좋아지다 보니 I열도 내 눈엔 좀 멀게 느껴졌다. 이 전에 E23에서 듄을 봤을 땐 화면이 꽉 차서 좋았지만 너무 자막과 아이컨택하는 느낌이라 부담스러웠다면 I열은 자막도 적당한 위치에서 보이지만 여백이 아주 조금 느껴진달까. 다음부턴 F~G열을 노려서 앉아봐야 내 최애자리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그 자리는 도대체 어떻게 잡는 거냐고요....
영화는 무슨 말이 필요가 없었다. 사실 내 기억에 첫 번째 인셉션은 영화관이었고, 그 이후에 2~3번 정도 집에서 봤던 걸로 기억한다. 집에서 보는 영화는 주변의 소음도 많고 일단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보게 되어서 집중력이 떨어져 이걸 봤다고 하기도 힘들다. 그래도 인셉션은 논스톱으로 봤기 때문에 정말 집중해서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시 본 인셉션은 또 달랐다. 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술술 읽히는 느낌이었다. 특히 중간에 자의식들에게서 시선을 피하기 위해 아서(조셉 고든 레빗)가 아리아드네(엘런 페이지)에게 키스를 하라고 한다. 이내 아리아드네는 짧게 키스를 하는데 그때 아서의 표정이 진짜.. fox였다. 키스를 통해 자의식들의 시선을 피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효과가 없다는 걸 알면서 키스를 하라고 하는 건지 아닌 건지... 의도가 무엇이었든 영화를 보고 있던 여성 1은 그냥 홀려버렸던 것이다..
또한 나의 엔딩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여태까지는 영화를 보고 나서 코브의 토템, 즉 팽이가 멈추어 코브가 정말 미국에 돌아와 아이들을 재회했다고 믿어왔었는데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새드엔딩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유서프의 꿈에서 마지막 킥으로 차가 물에 빠지며 다른 팀원들은 무사히 나왔지만 마지막까지 깨어나지 못하던 코브가 무슨 수로 나왔을까 생각하면 영영 림보에 빠졌다는 결말밖에 생각이 안 났다.

인셉션을 보면 무한한 상상의 세계에 초대된 느낌이다.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보여주는 영화였고, 상상이 현실에 반영된 느낌의 영화이다. 무의식이라는 것도 결국 어떤 생각을 바탕으로 생겨난 새로운 생각이라 생각이라는 점을 이용해 인간의 꿈에 생각을 주입하는 것으로 잘 풀어낸 영화인 것 같다. 영화의 제목인 Inception은 사전적 의미로 '시작'을 의미하지만 영화에서는 타인의 꿈에 침투해 생각을 심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는 In (con)cept, 즉 생각을 넣는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공간각적 창의성이다.
공간능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펜로즈의 계단과 같이 비현실적인 공간 감상을 좋아하는데 영화 초반에 아리아드네와 아서가 설계하는 공간을 IMAX로 보고 있자니 정말 매력적이다. 세상이 반으로 접혀 중력이 있는데 없는 그런 느낌의 장면이나 거울문을 열어 새로운 공간을 여는 장면은 정말.. 영화를 영화관에서 봐야 하는 이유를 증명해 주는 장면일 수밖에 없다.
아무튼 인셉션은 나에게 몇 번을 봐도 정말 질리지 않는 영화다. 적당한 액션과 탄탄한 스토리, CG를 안 쓰는 연출, 웅장한 사운드까지 앞으로도 재개봉할 때마다 질리도록 보러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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